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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신문1328호 삼성동빈첸시오회[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찜통더위에 고통 받는 이현숙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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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테레사 댓글 0건 조회 1,006회 작성일 15-08-25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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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럼증과 관절염으로 거동도 불편, 도움 손길 절실하지만 돌봐줄 이 없어

 
▲ 이현숙 할머니가 7월 31일 자신의 집을 방문한 삼성동본당 임만택(제노) 빈첸시오회장과 함께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고 있다. 할머니는 관절이 좋지 않아 의자에 앉아 있다. 이힘 기자 



7월 31일 오전 서울 삼성동의 한 다가구 주택 옥탑방. 이곳에 세 들어 사는 이현숙(율리아나, 83, 삼성동본당) 할머니는 여름 내내 고문과 같은 찜통더위를 견뎌야 했다. 달구어진 철판 지붕의 열기로 아침부터 실내 기온은 30℃를 훌쩍 넘기기 일쑤였다. 이 할머니는 이 집에서 여름을 10번 넘겼다.

이 할머니는 4년 전부터 뇌경색을 앓고 있다. 오른쪽 턱밑부터 팔ㆍ다리 이곳저곳이 멍투성이다. 심한 어지러움으로 문턱에 걸려 넘어져 생긴 것들이다. 게다가 7년 전 넘어져 왼쪽 넓적다리관절을 심하게 다치는 바람에 걸음도 제대로 걷지 못한다. 고령으로 양 무릎도 좋지 않아 한동안 꼼짝달싹 못 하기도 했다. 목발 없인 외출도 하지 못했다가 최근에야 조금 나아져 지팡이를 짚고 걸음을 뗄 수 있다.

“움직일 때마다 이곳저곳 아프니 더워도 밖에 나가는 일이 별로 없어요. 주일에 성당하고 슈퍼마켓이 전부예요.”

평생 독신으로 지내온 이 할머니는 선친이 물려준 유산으로 특별한 직업 없이도 중년까진 어렵지 않게 생활할 수 있었다. 하지만 1995년 여동생이 유방암으로 세상을 떠난 뒤부터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제부가 “사업 자금이 필요하다”며 할머니 돈을 수차례 빌려 갔고, 하는 일마다 실패한 제부 때문에 할머니의 가세도 크게 기울어졌다. 그 와중에 제부 또한 돌연사하는 바람에 빌려준 돈조차 받지 못했다.

직장을 다니던 여동생을 대신해 갓난아기 때부터 자식처럼 거두어온 조카들조차 무슨 연유인지 2년 전부터 소식을 끊어 돌봐줄 가족이라고는 단 한 명도 없는 형편이다.

최근에야 국민기초생활 수급자 자격을 얻어 매달 40여만 원을 지원받는 것 말고는 할머니 재산은 월세 보증금 500만 원이 전부다. 월세를 내고 나면 남는 10여만 원으로 무더위 속에 한 달을 버텨야 한다. 집에 쌀이 떨어져도 손 벌릴 데가 없었다가 뒤늦게 처지를 알게 된 본당 빈첸시오회의 도움으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이 할머니는 “갑자기 내가 아프기라도 하면 어쩌나”하고 매일 걱정하며 한증막 같은 옥탑방에서 온종일 묵주 기도에 매달릴 뿐이다. 최근엔 위염까지 생겨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 병원 치료부터가 시급한데 할머니는 가진 게 없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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