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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투병하며 생활고 겪는 김순남 할머니<녹번동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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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댓글 0건 조회 21회 작성일 18-08-02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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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피 김순남(오른쪽) 할머니가 본당 빈첸시오회 조춘옥 회장에게 “천사가 따로 없다”며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김순남(엘리사벳, 87, 서울 녹번동본당) 할머니는 온종일 병원 침대에서 지낸다. 지난달 무릎 수술 때문에 병원에 입원한 뒤, 한 달 동안 침대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했다. 몸도 불편한 데다가 곁에서 보살펴줄 가족도 없기 때문이다. 코앞에 있는 화장실도 갈 수 없어 24시간 기저귀를 차고 지낸다.

김 할머니는 “몸이 아픈 것보다도 당장 살던 집에서 쫓겨날 게 걱정”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할머니의 전 재산은 300만 원. 그나마 월세 보증금으로 묶여 있는데, 집주인은 보증금을 더 올려주지 못할 거면 방을 빼라고 했다. 퇴원까지 몇 달이 남았지만 보증금 300만 원으로는 갈 수 있는 곳이 없다.

할머니는 10년 전까지만 해도 생활고를 모르고 살았다. 원단사업을 하던 남편은 밖에서나 안에서나 좋은 사람이었다. 멀리 사는 아들 셋과는 소원하게 지냈지만, 남편이 있어 외롭지 않았다. 하지만 10년 전 남편이 세상을 떠나면서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남편이 남긴 사업마저 부도가 나 빚잔치를 하고 나니 방 한 칸도 남지 않았다.

3년 전부터 할머니를 괴롭혀온 무릎은 할머니 일상을 완전히 마비시켰다. 그래도 얼마 전까지는 지팡이를 짚고 걸어 다닐 수는 있었지만 수술을 하고 나니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됐다.

몇 번이나 “하느님 곁으로 빨리 가고 싶다”던 할머니는 “매일 성당에 갈 수 있는 만큼의 건강만 주시면 좋겠다”며 자신의 무릎에 손을 가져다 댔다. 성당 인근 병원에 입원한 할머니는 “성당이 바로 앞인데도 미사를 못 가는 게 하느님께 너무나 죄스럽다”고 말했다. 본당 신자들은 할머니가 집에서 1분 거리의 성당도 몇 번이나 중간에 쉬었다 갈 정도로 몸이 안 좋았지만, 표정만은 참 온화했다고 기억했다.

할머니는 정부에서 나오는 기초생활수급비 65만 원으로 생활비와 병원비를 감당해야 한다. 하지만 월세와 약값을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다. 수술비와 병원비는 꿈도 못 꾸고 있으니 그나마 있던 보증금도 병원비로 들어가야 할 상황이다.

슬하에 아들 셋은 아픈 엄마를 잊은 지 오래다. 할머니가 하루 중 유일하게 웃는 시간은 성당 지인들이 면회를 올 때다. 성당 신자들은 돌아가면서 전화를 하고 찾아오면서 “빨리 나아서 같이 미사를 드리자”며 기운을 북돋아 주고 있다.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면서도 할머니는 성당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린다.

김유리 기자 lucia@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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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견인 / 조춘옥 빅토리아 서울대교구 녹번동본당 빈첸시오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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