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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신도 희년] 평신도사도직단체를 찾아서 (2)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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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댓글 0건 조회 503회 작성일 18-08-02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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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며 행동으로 복음 실천

성 빈첸시오 드 폴 영성 따라 독거노인·다문화가정·미혼모 등
어려운 이웃들 직접 찾아가 ‘보고 듣고 살피며’ 사랑 전해
매주 회합 때마다 영적독서로 빈첸시오회 영성 나누고 묵상



회의하고 있는 수원교구 지동본당 빈첸시오회 회원들.

한국교회에서 가장 긴 역사를 간직한 평신도 사도직 단체. 개인의 신심 고양을 넘어서 우리 사회 곳곳에 그리스도의 향기를 전하는 평신도 사도직 단체. 바로 복자 프레드릭 오자남이 설립한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이하 빈첸시오회)다. 교회 안에서 평신도 사도직이 활성화된 것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1962~1965) 이후지만, 빈첸시오회는 그보다 100년도 더 전인 1833년 설립돼 오늘날까지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가난한 이웃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빈첸시오회를 찾아가봤다.


■ 가난한 이들의 고통을 마주하는 사도직

“어머니, 용기 잃지 마세요.”

“자꾸 받아서…. 해드린 것도 없는데….”

수원 지동의 한 주택. 수원교구 지동본당(주임 양기석 신부) 빈첸시오회 최복례(스텔라·70) 회장이 이순자(가명·71)씨의 손을 잡으며 위로하자 이씨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눈앞이 캄캄한 순간 살아갈 수 있게 해준 빈첸시오회의 후원이었다. 하지만 그런 후원보다도 더 고마웠던 것은 늘 잊지 않고 찾아와주는 사람들의 손길이었다. 이씨는 정기적으로 자신을 찾아와 어려움이 없는지 살펴주고 자신을 위해 기도해주는 회원들의 손길에 눈물을 감출 수가 없다.

가난한 이들 안에서 하느님을 찾고 평생 가난한 이들을 섬기며 살았던 빈첸시오 드 폴 성인. 그 영성을 따라 살아가는 평신도들이 바로 빈첸시오회 회원들이다. 회원들의 영성은 글이나 기도가 아닌 그들의 활동에서 만날 수 있었다.

지동본당 빈첸시오회 회원들은 매주 20여 곳의 가정을 방문하고 있다. 각각 독거노인, 한부모가정, 다문화가정, 환자가정, 조손가정, 그룹홈, 미혼모 등 경제적·사회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받지 못하는 가정들이다. 회원들의 활동은 단순히 ‘후원’이나 ‘자선’에 그치지 않는다. 반드시 그 가정을 직접 찾아가 그들이 어떤 고통을 겪는지 보고, 듣고, 살핀다. 그렇게 가난한 이들의 고통을 마주하는 것이 빈첸시오회 활동의 가장 큰 특징이다.

 

지동본당 빈첸시오회 최복례 회장(왼쪽)이 가정을 방문해 어르신을 위로하고 있다.

■ 희망으로 섬기는 사람들

“어머니, 저 이제 그만 도와주세요. 저 취직했어요.”

베트남에서 온 뚜잉(가명·36)씨가 최복례 회장에게 말했다. 자신이 그랬듯이 자신 대신 또 다른 어려운 사람이 희망을 얻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것이었다. 결혼이주를 했지만 남편의 폭력을 피해 아이를 데리고 도망 나온 그녀였다. 폭행을 당하고 마음의 상처를 받으면서 사람을 기피하게 된 뚜잉씨는 수차례에 걸친 최 회장의 방문에도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자신이 먼저 최 회장을 ‘어머니’라 부르며 따른다.

최 회장은 “방문하던 분들이 다시 삶의 자리를 찾아갈 때 느끼는 보람은 그 어떤 봉사에서도 느낄 수 없는 보람”이라면서 “활동하면서 어려움도 많지만 그런 순간이 오면 고생은 아무것도 아니”라면서 함박미소를 보였다.

최 회장은 “방문가정의 대부분이 우울증, 대인기피증에 시달려 처음에는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난한 이들이 돈보다도 사람들에게 더 상처를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회원들은 문을 열어줄 때까지 몇 번이고 찾아간다. 회원들이 여는 문은 단순히 대문이 아니라 가난한 이들의 ‘마음의 문’이었다.

가족동반자살을 시도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던 김동욱(가명·48)씨는 “처음에는 너무 아프고 힘들어서 누군가 찾아오는 것 자체가 불편했는데, 늘 챙겨주시고 도움을 주시는 회원분들을 만나면서 밝게 살 수 있는 힘을 얻었다”면서 “새로 태어나는 마음으로 열심히 살고 싶다는 마음을 들게 해주셨다”고 말했다.


■ 빈첸시오 드 폴 성인의 정신을 따라

회원들은 매주일 오전 10시30분 지동성당 지하회의실에서 회합을 한다. 회합 중에는 주중에 방문한 가정에 어떤 도움이 필요할지, 후원금을 마련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지 등 사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꼭 빠트리지 않는 것이 ‘영적독서’다. 특히 설립자인 복자 프레드릭 오자남과 성 빈첸시오 드 폴의 영성을 담은 교본을 읽고 나누고 묵상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정기적으로 피정과 성지순례 등도 마련해 각 회원들의 신심을 고양하는 데 힘쓴다.

지난해 12월 회원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박형우(아우구스티노·40)씨는 “말뿐이 아니라 행동으로 신앙이 드러나는 삶을 살고 싶어서 빈첸시오회에 들어왔다”면서 “직접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찾아다니는 활동이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정말 큰 보람을 체험하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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