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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1040호 -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온가족이 아픈 남기준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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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테레사 댓글 0건 조회 2,130회 작성일 09-10-28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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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종(왼쪽) 창동본당 빈첸시오회 총무가 남기준 할아버지 가정에서 이들의 건강을 기원하며 함께 기도하고 있다.


할아버지 소아마비에 몸 성치 않지만 파지 줍기 일
부인과 아들도 아프고, 손자는 백혈병에 걸려 암담

"어이쿠 또 놓쳤네…."
 
 밤 12시가 훌쩍 넘은 시간, 의정부에 사는 남기준(요셉, 78) 할아버지가 시계를 보다 미간을 한번 찌푸린다. 자신의 일터인 서울 쌍문3동시장에서 파지를 주워담다 의정부행 전철 막차를 놓쳤다. 공짜 지하철 대신 돈이 드는 광역버스를 타야 하기에 표정이 좋을 리 없다.
 
 남 할아버지는 매일 시장에서 상자와 신문지 등 파지를 주워 모아 가족들 생계를 꾸린다. 새벽에 집을 나서 밤 12시가 넘어야 일을 끝내는 할아버지가 버는 돈은 하루 1만 원 안팎.
 
 소아마비로 걸음걸이가 자연스럽지 않은 할아버지는 간 이상 등 노인성 질환도 앓고 있지만, 평생 해온 일용직 노동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아들과 손자, 아내 등 네 식구가 함께 사는 월셋집에는 몸이 성한 사람이라곤 하나도 없다.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일을 나설 수밖에 없는 처지다.
 
 전직 소방관인 아들 호균(블라시오, 48)씨는 어머니 입원비를 마련하느라 빚을 진 데다 지인들 보증을 잘못 서 하루아침에 빚더미에 앉았다. 소방서까지 찾아와 "빚을 갚으라"는 독촉에 못 이겨 직장도 그만뒀다. 퇴직금은 빚쟁이들에게 전부 빼앗겼고, 아내마저 훌쩍 떠나버리고 말았다. 이후 몇 가지 사업에 손을 댔지만 번번이 실패했고, 건강마저 잃었다.
 
 요즘엔 당뇨병 증세와 3개월 전 발병한 위식도 역류질환으로 식사를 마칠 때마다 역류한 위산 때문에 가슴이 타들어가는 통증에 시달린다. 약을 먹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고통을 참으며 대리운전을 한다. 하지만 언제까지 일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호균씨 어머니 유무남(66) 할머니도 환자다. 13년 전 중증 정신분열증세로 국립서울정신병원에 수년간 입원해 있었다. 당시 엄청난 병원비를 마련하려 호균씨가 빚을 지기 시작했다. 지난 7월에는 건널목을 가다 교통사고를 당해 정신분열 증세가 심해졌다. 하루라도 약을 먹지 않으면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 장애 2급 판정을 받은 상태다.
 
 가정의 유일한 희망이었던 손자 윤민(20)씨마저도 지난 6월 입대자 신체검사에서 만성 백혈병으로 판정받았다. 건강한 자신이 가정을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며 고등학교를 마치자마자 작은아버지 가게에서 성실히 일하던 손자 윤민씨에게 백혈병 진단은 청천벽력과도 같았다.
 
 백혈병 치료제로 항암제인 글리벡을 처방받아 하루 4알을 먹지 않고서는 백혈구 수치가 올라가 생명이 위험하다. 글리벡은 3개월치에 77만 원인 고가 약품인데 현재는 한 재단의 지원으로 무료로 약을 먹고 있지만 언제 지원이 끊길지 알 수 없다.
 
 "건강해진다면 앞으로 사업가로 성공해 몸이 아픈 가족을 돌보고 싶어요. 그 다음엔 우리 가족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어요."
 
 남 할아버지 가정은 현재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40만 원짜리 집에 살고 있다. 2개월치 월세를 내지 못해 보증금도 줄었다. 이제 겨울이면 가스비와 전기료 등 지출이 크게 늘어 생활은 더욱 궁핍해질 위기를 맞고 있다.
 
김희종(프란치스코, 서울 창동본당 빈첸시오회) 총무는 "남 할아버지 가족들이 삶의 희망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면서 평화신문 독자들에게 따뜻한 사랑을 호소했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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