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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신문 1218호 : (사당동청년빈첸시오회) \"홀몸 어르신들께 저희는 이제 손자·손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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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테레사 댓글 0건 조회 1,301회 작성일 13-11-25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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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 아픈데 이제 그만들 해.\" 오공심 할머니가 아픈 다리를 주물러주는 청년 빈첸시오 회원들을 만류하고 있다.



 \"어이구, 내 손주들 어서 들어와.\"
 오공심(마리아, 93) 할머니가 방문에 들어서는 서울 사당동본당(주임 김주영 신부) 청년 빈첸시오회 회원들의 손을 꼭 잡고 인사를 건넸다. \"너무 보고 싶었다. 그동안 뜸했다\"는 할머니의 섭섭함이 담긴 인사에 청년들은 \"그동안 직장일이 바빠 이제야 왔다\"며 할머니를 끌어안았다. 인사가 끝나자 오 할머니는 얼마 전 요양원으로 떠난 친구 이야기부터, 다니는 복지관 이야기까지 일상에 관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놨다.

 사당동본당 청년 빈첸시오회가 어르신의 말벗이 된 것은 빈첸시오회가 설립된 1983년부터다. 가장 소외되고 외로운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자는 빈첸시오회 정신에 따라 사당동 일대 홀몸 어르신 말벗 봉사를 해온 것이 올해로 30년째다. 방문하는 홀몸 어르신들의 몸 상태는 물론 제일 친한 친구 이름까지 속속들이 꿰고 있다.

 청년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 사당동협의회 안도권(요한 세례자, 28) 회장은 \"20~30대 청년 10여 명이 매주 지역 내 홀몸 어르신 13분을 찾아가 말벗을 해드리고 적게나마 생계비도 지원한다\"며 \"별것 아닌 봉사일지 몰라도, 우리가 조금만 노력하면 어르신들의 외로움을 덜어 줄 수 있다는 생각에 매주 방문한다\"고 설명했다.

 봉사 대상자가 어르신이다 보니 선종을 지켜봐야 하는 아픔도 겪어야 했다. 안 회장은 \"몇 년 전 추운 겨울, 추운데 끼라며 자신의 장갑을 건네고 얼마 후 세상을 떠나신 할머니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며 \"장갑만 보면 할머니 생각이 나 몇 번 껴보지도 못하고 보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에 다니는 청년들이 주말도 포기한 채 어르신의 푸념 섞인 이야기를 반복해서 듣기란 그리 쉽지 않다. 양서리(아녜스, 26)씨는 \"회사일 등으로 지치고 힘들 때면 봉사를 건너뛰고 싶은 마음도 들지만, 어쩌다 봉사를 쉴 때면 어르신들 얼굴이 떠올라 다시 찾는다\"고 털어놨다. 그럴 때면 어르신과 쌓은 정과 회원 간 친교가 큰 힘이 된다.

 어르신 댁 2~3곳을 방문을 마치고 회합과 미사 참례를 위해 성당으로 향하는 길, 이정기(마르첼리노, 74) 할아버지가 문밖까지 배웅을 나왔다. 이 할아버지는 \"가족 없는 나한테는 너희가 내 가족이야. 다음에 또 와\"라며 청년들의 손을 어루만지며 작별의 아쉬움을 달랬다.

백영민 기자 heelen@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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