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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신문 1305호 당산동빈첸시오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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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테레사 댓글 0건 조회 943회 작성일 15-04-01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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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산동본당 빈첸시오회 총무 김옥자(왼쪽)씨가 눈물을 훔치는 한현미씨를 위로하고 있다. 오세택 기자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파산하고 목·허리 디스크로 투병 중인 한현미씨

거동 못해 정부 보조로 생활, 방 한칸서 네 가족 생활고 겪어

지난 2월 중순 친정아버지가 위암으로 세상을 떠났지만, 한현미(48)씨는 아버지를 잃은 슬픔을 추스를 새도 없다. 친정어머니도 폐지를 주워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터라 친정에 기댈 수도 없다.

지난 2012년 11월, 서울 영등포구청 인근 주택가에 불법 무허가 건물인줄도 모르고 입주, 4000만 원이나 빚을 내 식당으로 개조하고 영업을 하다가 고스란히 떼인 게 지금껏 족쇄가 되고 있다. 이 때문에 2년여 동안 소송에 휘말려 파산했고, 남편과는 결국 이혼해야 했다.

1남 2녀, 세 자녀와 함께 오갈 데 없는 처지가 된 한씨는 급한 김에 친정에 들어갔다가 얼마 전 인근 동네 원룸을 얻어 분가했다. 16.5㎡ 남짓한 작은 방에서 네 식구가 먹고 자려니 불편한 게 한둘이 아니지만 어쩔 수가 없다. 친정에서 빌린 보증금이 100만 원밖에 안 돼 매달 50여만 원씩 내야 하는 사글세 부담도 크다.

파산 와중에 마음고생을 하도 심하게 하는 바람에 한씨는 우울증에 시달리는 데다 목과 허리에 디스크가 생겼고 아킬레스건염까지 얻어 제대로 걷지조차 못하고 일도 하지 못한다. 병원비가 없어 제대로 된 치료는 꿈도 못 꾼다. 위기 가정으로 선정돼 구청에서 긴급생활안정자금을 받고 있지만, 이혼한 배우자가 소득이 있다는 이유로 그마저 최근 26만 원으로 줄었고 급기야는 이달부터는 안 나올 수도 있다는 통보를 받아 곤혹스런 처지에 놓였다.

당산동본당 빈첸시오회에서 가끔 지원해주는 10㎏짜리 쌀과 얼마 안 되는 지원금마저 없으면 굶을 지경이다. 그래선지 아이들은 너무 일찍 철이 들어버렸다. 맏아들은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2년째 편의점이나 식당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가족 생계를 돕고 있다. 올해 서울의 상위권 대학에 입학한 둘째 딸의 경우는 그의 재능을 아까워한 인근 당산동본당 빈첸시오회의 도움과 대출로 어찌어찌 입학금과 등록금을 해결했지만, 앞이 캄캄하다. 중학교 1학년에 들어간 셋째 딸 베로니카도 있고, 오는 7월에 맏아들이 군에 입대하는 터라 벌이를 해야 하지만 심신이 쇠약해질 대로 쇠약해진 한씨는 막막하기만 하다.

최근 들어 통신교리를 준비 중인 한씨는 “주위 시선을 견디는 게 가장 힘들지만 폐지를 주워서라도 빚은 꼭 갚고 싶다”면서 “삶을 포기하려는 생각이 여러 차례 들었지만 이제 겨우 중학교에 들어간 막내, 대학 들어간 둘째, 착하기만 한 맏이를 두고서는 꼭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털어놓는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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