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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말씀-오늘의 묵상

용서, 믿음에서(2018.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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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댓글 0건 조회 271회 작성일 18-11-15 09:55

본문

목요일은 용서의 날입니다.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다."

         요한 20, 22-23


용서는 풀어가는 것입니다. 묶인 것. 눌린 것. 조인 것, 가둬진 것, 막힌 것에서 풀어가고 자유로워가며 해방되는 것입니다. 모든 것이 풀려지면 완전한 자유, 해방이 되고, 생명을 얻는 것입니다.


인간사는 묶임이 있고, 풀림이 있습니다. 묶임은 죽임을 의미하고, 풀림은 생명을 뜻합니다. 일상사에서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 자신이나 또한 다른 사람으로부터 묶이고 있습니다. 일이나 과제, 활동이나 모임, 관계와 만남에서 도 묶임이 있습니다.

그래서 종종 이런 묶임에서 탈피하고 떨어져 나와 자신을 풀리게 하고 자유롭게 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필요시에, 어떨 때는 반드시 이런 것에서 해방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살 수 있고, 생명을 얻을 수 있습니다.

사람은 풀림을 알아야 하고, 풀림을 누리고 즐길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런 시간과 자리를 마련해야 합니다. 그래야 행복합니다.


나는 오늘 무엇으로 풀려야 하나?

무엇을 풀어가야 하나?

무엇에서 자유롭고, 해방되어야 하나?


일과 과제, 만남과 관계, 활동과 모임으로부터도 풀림을 알고 그 풀어감의 시기와 장소를 알기를 바랍니다.

용서는 풀림입니다. 그런데 이 풀림은 믿음을 전제합니다.


인간 스스로 용서할 수 있을까? 인간 스스로 용서하기가 무척 힘들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상대. 그가 부정에서, 고정 불변인데, 매우 차고 딱딱한 돌, 쇠붙이 같은데, 어찌 그가 스스로 풀리고 바뀌기를 바랄 수 있는가? 한걸음 더 나아가 옳고 그름을 구분하지 않고 마구 폭력을 휘두르고 상대에게 고통과 절망감을 주는, 더구나 그것 조차도 알지 못하는 사람을 어떻게 용서할 수 있는가? 그가 스스로 마음과 생각과 가치를 바꾸고 선하게 돌아가지 않는 한, 바뀌지 않은 그 사람을 용서하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인간으로서는 상대를 용서하기가 어렵고, 거의 불가능하다고 여겨집니다. 늘 용서에 도전을 받습니다.

그런데 주님은 용서하라고 하고, 일흔 일곱번까지라도 용서하라고 합니다(마태 19,22). 하루에도 일곱번 죄를 짓고 일곱번 돌아와 회개한다고 하면 용서해 주라고 합니다(루카 17, 4).


인간적으로는 악하고, 악행을 일삼은 사람을 용서할 수 없습니다. 하느님의 정의에서, 인간의 정의와 선에서 조차 받아들여질 수 없는 것도 있습니다. 그런 것을 용서하라는 것은 단지 종교의 교훈일 뿐, 실제에서는 수용할 수 없다고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실상 용서는 인간 생각과 마음의 차원이라기 보다, 믿음의 차원입니다. 은총의 차원입니다. 믿음은 하느님께 드리는 신뢰와 신뢰의 신비의 차원입니다. 내 의지가 하느님의 은총에 열려있고, 그 은총을 믿는 마음에서 이루어집니다.


이 믿음과 은총의 차원에서 궁극적으로 용서에 열리게 됩니다. 하느님을 온전히 믿고 신뢰하고, 은총안에서 굳건히 이루어리라는 바위와 같은 믿음, 그 믿음에서 용서의 길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죄와 악행을 일삼는 사람도, 하느님의 권능과 힘, 정의와 선 안에서 그 권능 안에서 변화할 수 있고, 회개할 수 있다는 믿음, 그 은총의 믿음을 통하여 용서의 길도 나갈 수 있습니다.


상대의 악행으로 상처와 고통을 당하고, 인간의 방편에서 용서할 수 없지만, 하느님의 모든 권능과 힘과 능력은 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고, 그것을 푸실 수 있다는 굳건한 믿음을 통해서 용서로 나갈 수 있습니다.


용서의 마음은 내 편에서의 하느님께 대한 굳건한 믿음입니다. 바위와 같은 믿음입니다. 하느님께 드리는 나의 온전한 봉헌의 믿음입니다. 그 믿음은 진리와 선, 정의와 공정의 일이며, 진정한 사랑과 자비의 마음입니다. 그 믿음을 드립니다. 하느님께 드리는 믿음의 이러한 선의 봉헌이 나를 풀려지게 하고, 상대가 풀리고 회개하게 하며, 하느님께서 모두의 풀림을 통하여 그 찬미를 받으십니다.


목요일은 용서의 날입니다.

성령을 받는 것은 하느님께 드리는 굳건한 믿음을 드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성령과 믿음을 일치합니다. 선과 진리, 정의와 공정, 사랑과 자비의 거룩한 마음을 믿음으로 드리는 것입니다. 그것에서 용서가 시작됩니다.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다."

               요한 20, 22-23


용서는 하느님께 드리는 온전한 믿음에서 이루어집니다. 그 믿음은 진리와 선, 정의와 공정, 사랑과 자비에서 흘러나옵니다. 그 길을 가도록 오늘도 노력합니다.




이재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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