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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말씀-오늘의 묵상

용서, 믿음과 용기(2018.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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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댓글 0건 조회 181회 작성일 18-12-06 10:29

본문

목요일은 용서의 날입니다.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다."

           요한 20,22-23


예전에 포그레인이 지나가다가 나무의 줄기 껍지를 벗기고 지나갔습니다. 사람들이 그곳에다 진흙을 바르고 벗겨진 부분을 덮어주었습니다. 나무가 전과 같지는 않았지만, 나중에 보니 진흙과 함께 나무 껍질이 생기고 있었습니다. 

나무가 줄기가 벗겨지거나 상처를 입으면 스스로 진한액이 나와서 벗겨진 곳을 덮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소나무가 상처를 입으면 액, 송진을 내어서 나무의 속을 덮어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나무 뿐 아니라 모든 생물들이 상처가 난 뒤에 스스로 치유책을 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인간도 스스로 치유되기도 하지만, 스스로 치유하지 못한째 상처난 모습으로 일생을 살아가는 일도 있습니다. 상처가 치유되지 않으면 회한을 갖게되고, 미움과 화, 원망과 절망으로 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일과 사건의 시작과 과정이 어떻든 간에 사람의 미움과 화, 원망이나 절망 등은 상대보다 그 자신에게 해롭습니다. 상대는 멀쩡하고 아무 생각 없이 살아가는 데, 당사자인 내가 고통스럽고 절망적인 삶을 사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사는 것이 사는게 아님을 알게 됩니다.


상대의 무지과 무식, 힘과 폭력이 하루 단 시일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그의 생의 역사에서 계기나 원인이 있었고, 세월이 흐르면서 그의 무지와 무식이 밑으로 가라앉고 겹겹히 쌓여 있어서 굳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람에게 내가 충격을 받게 되면 그 고통이나 아픔이 큰지! 절망감이나 좌절감이 클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돌아서거나 회개하는 것도 아니고, 선과 정의, 진실과 공정으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이때 겪는 고통은 이루말할 수 없이 클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그들이 변하기보다, 내가 흘려버리는 것이 우선입니다. 물은 장애가 나타나면 돌아서 흘러내려 갑니다. 막히면 넘쳐서 흘러갑니다. 물은 틈새가 있으면 그 사이로 빠져 흘러갑니다. 그러나 물은 가느다랗게 흐르다가도 함께 모이면 거센 물이 되고 강물이 되어 바다에 이르게 됩니다. 상대가 돌과 쇠덩어리, 장애물이라 해도 물과 같이 흘러가는 현명함과 지혜가 필요합니다.  상대가 돌이 되고, 쇠덩이가 된 것은 하루아침에 그렇게 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내가 먼저 유수(流水)가 되어야 합니다. 흐르는 물은 언젠가 강물이 되고, 바다물이 되는 것입니다. 그때는 건물이자 집도 흘러가게 할 수 있습니다.


용서는 믿음을 기반으로 합니다. 하느님께 대한 굳건한 믿음, 흔들리지 않는 믿음이 있는 이는 용서에서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용서의 축복을 알기 때문입니다. 용서는 믿음과 동시에 용기를 통해서 이루집니다. 하느님께 대한 항구한 믿음과 굳건한 용기는 용서의 걸음에서 흐트러지지 않습니다. 하느님께 드리는 믿음과 용서에 대한 용기에서 하느님께서 주실 은총과 축복을 알게 됩니다.


그렇지만 용서는 상대보다 나에 대한 풀어가는 과정에서 이루어지고, '나' 그것이 우선입니다. 상대는 돌이고 쇠덩이입니다. 그가 회개하고 변화할 것을 기대하기가 어렵습니다. 일생 그런 일도 벌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것을 기대하다가 더 아프고 괴롭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주신 믿음, 내게 주신 용기와 담대함으로 나를 용서하지 못하거나, 상대를 용서하지 못하고 있는 감정과 상태를 풀어가는 것이 더 우선적입니다. 그러면 나 스스로가 나를 위로하고 격려할 수 있으며, 또한 하느님의 개입과 그 섭리를 알게 될 것입니다. 죄 사함의 주님, 용서의 주님께서, 내가 나를 스스로 용서하거나, 또한 다른 사람을 용서하는 믿음과 용기를 갖게 될 때, 그분께서 당신의 은총으로 개입하시고 축복하심이 자명합니다.


나 자신의 하느님께 대한 믿음, 나 자신의 용기, 나 자신의 담대함으로 먼저 나의 묶인 것을 풀어가기 바랍니다. 또한 그것을 힘있게 실행하여, 스스로를 고통과 어려움, 좌절과 절망에서 해소되기 바랍니다. 하느님께 드리는 희망과 믿음과 용기로써 이런 너울을 벗어버리기를 바랍니다.


용서는 우선 스스로 묶여있는 나 자신의 묶임과 억압을 털어버리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그렇게 하기 바랍니다. 그런 마음에 하느님께서 더 좋은 것. 은총의 선물을 내려주십니다.


목요일은 용서의 날입니다.

"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다."

           요한 20, 22-23


용서는 나의 묶임, 눌림, 목쥄에서 스스로 믿음을 가지고 용기를 가지고 털어내는 것이며, 그것을 흘려버리는 것으로 부터 시작합니다. 그렇게 하여 스스로 자유를 얻고 해방을 얻습니다. 이것이 용서의 시작입니다.




이재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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