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불쌍한 우리 엄마, 걸을 수 있을까요” (신사동협의회)
페이지 정보
작성자 사무국 댓글 0건 조회 333회 작성일 18-08-02 13:52본문
▲ ▲ 연은수(가운데) 서울 빈첸시오회 제3지구장과 박호식 신사동본당 빈첸시오회장이 8년째 누워 지내는 우말조 할머니를 위로하고 있다. |
“엄마는 가난한 집안의 맏이에게 시집오셔서 평생 고생만 하느라 젊어서부터 무릎이 좋지 않으셨어요. 지금은 전혀 걸을 수가 없어 누워만 지내십니다. 어떻게든 무릎 수술을 받고 며칠만이라도 걸어 다니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서울 은평구 신사동의 한 다가구 주택. 말없이 눈을 감고 침대에 누워 있는 어머니 우말조(마리아, 86, 서울 신사동본당)씨를 바라보는 막내딸 진미경(레베카, 56)씨 눈에 눈물이 고였다.
“돈이 있어서 진작 수술을 받게 해드렸다면 이 지경까지 오지는 않았을 텐데….” 대소변을 받아내고 또 욕창이 생기지 않도록 수발을 드느라 잠시도 어머니 곁을 떠날 수 없는 진씨는 그런 어머니를 지켜만 봐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고 원망스러울 뿐이다.
우씨는 15년 전 무릎 연골이 완전히 망가지고 골다공증이 심해져 병원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경제적 형편이 어려워 인공관절 수술은 받을 수가 없었다. 엉금엉금 기다시피 간신히 움직이던 우씨는 8년 전부터는 그마저도 움직일 수 없게 돼 지금까지 누워만 지내고 있다.
불행은 그것으로 끝난 게 아니다. 바깥출입이 불가능해질 무렵 우씨의 양쪽 눈에 녹내장과 백내장이 찾아왔다. 수술을 받아 한쪽 눈은 희미하게나마 볼 수 있을 정도가 됐지만 한쪽 눈은 실명하고 말았다. 앞을 제대로 보지도, 걷지도 못하게 된 채 누워만 지내는 신세가 된 것이다.
결혼을 하지 않은 진씨는 어머니와 92세의 연로한 아버지와 함께 보증금 3500만 원에 매달 20만 원을 내는 월셋집에서 산다. 진씨는 돈을 벌고 싶지만 어머니 간호 때문에 아무 일도 할 수가 없다. 오랜 세월 어머니를 부축하면서 힘을 쓴 탓에 지금은 두 팔을 거의 쓰지 못하게 됐다. 부모가 받는 노인 연금 32만 원에, 각자 살기도 버거운 형제들이 조금씩 보태주는 돈으로 한달 한달 겨우 버텨나가고 있다.
검사비와 수술비 마련은 꿈도 꾸기 어려운 현실이지만 꼭 한 번 어머니가 무릎 수술을 받도록 하는 것이 진씨의 간절한 소망이다. 세상 구경 한 번 하지 못하고 여생을 누워서만 보내게 하기에는 고생만 하며 살아온 엄마가 너무 불쌍하기 때문이다. 진씨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매일 기도한다. 언젠가는 꼭 하느님이 엄마를 걷게 해주실 것을 믿으며….
글ㆍ사진=남정률 기자 njyul@cpbc.co.kr
후견인 / 연은수(수산나)
서울대교구 빈첸시오회 제3지구장
8년 동안 하늘 한 번 보지 못하고 땅 한 번 밟아보지 못하고 지내는 딱한 사정이 너무 가슴 아픕니다. 우말조 할머니가 두 발을 딛고 걸을 수 있도록 가톨릭평화신문 독자 여러분의 따뜻한 기도와 사랑의 손길을 기다립니다.
관련링크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