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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직 현장에서] 지혜와 용기를 청하는 기도 -이병욱요한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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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댓글 0건 조회 612회 작성일 16-11-04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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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욱(요한 크리소스토모,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 서울 15지구 이사회장)

지난달 서울역 쪽방촌 도시락 배달을 하면서 손자(중1), 손녀(초등6)와 함께 힘들게 살아가는 할머니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게 됐다. 부모의 이혼으로 집을 나가 소식이 끊긴 아들 부부를 대신해 병든 몸을 이끌고 백혈병을 앓은 적이 있는 손자와 손녀가 반지하 단칸방에서 희망 없는 삶을 이어가고 있다. 병들어 누워 있는 할머니의 모습을 도심 빌딩 숲 속 한편에서 바라보며 도시락을 전해주고 발길을 돌리려니 마음이 답답했다.

이 가정을 위해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지난 19년간 접했던 다양한 형태의 가난한 이웃들의 모습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늘 해 오던 대로 어려운 이웃을 위한 방문 전 성령께 은총을 청하는 기도문을 떠올리며, 이들의 문제를 해결 방안을 생각한다.

우선 전체적인 상황, 일의 경중과 우선순위를 이해하고 있는지, 둘째,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용기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분별력을 청하고 있는지, 셋째, 타인의 고통을 나의 고통으로 느끼는 사려심을 청하는지, 넷째, 가난한 이를 겸손하게 방문할 수 있게 해주신 주님에 대한 존경과 경외심을 갖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 자신이 형제자매를 위해 하느님의 섭리를 간청하는 부족한 인간인지 되돌아본다.

그날 오후 내내 그 할머니 가정을 위해 기도하면서 우리 공동체가 어떻게 이 가정과 함께할 수 있을지 궁리한다. 매주 토요일 열리는 15지구 빈첸시오회 음악 기도 모임에서 그들을 위한 지향 기도를 올리는 일, 지구 회의나 교구 회의 때 이들을 도와주는 연대 방안, 언론사 등에 사연을 알려 공동 모금을 하는 방안, 기업체 등과 연결해 주는 방안 그리고 개인적으로 도와주는 방안 등을 다각도로 생각하면서 성령께 지혜와 용기를 청하는 기도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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