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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신문 1299호 마장동빈첸시오회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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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테레사 댓글 0건 조회 983회 작성일 15-04-01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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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례 할머니와 이종생 사회복지분과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 할머니는 통증 때문에 먹는 것도 움직이는 것도 힘든 상황이다.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석 제거 시급한 김정례 할머니

통증 극심하지만, 아들도 허리 다쳐 생활력 없어

김정례(81) 할머니는 결국 아침을 거르고 말았다. 흰죽을 쒔지만 도저히 넘어가지가 않았다. 입맛도 없거니와 뭘 먹고 또 배가 아프면 어쩌나 하는 공포가 숟가락을 내려놓게 했다.

지난해 추석, 김 할머니는 집에서 쓰러졌다. 몇 달 전부터 배가 찌르는 듯이 아팠지만 참을 때까지 참다가 그만 일이 난 것이다. 응급실에 실려가 병원에서 받은 병명은 담석증과 담도폐쇄증이었다. 의사는 수술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당장 응급실 치료비도 내지 못하는 처지의 할머니에게 수술을 해주는 병원은 없었다. 배를 움켜쥐고 간 병원마다 “해드릴 수 있는 게 없다”며 “다른 병원을 알아보시라”는 말만 할 뿐이었다.

쓰러진 뒤 할머니 건강은 급격히 나빠졌다. 통증 때문에 먹는 것도, 움직이는 것도 힘들어졌다. 매달 20만 원씩 받으며 동네(서울 사근동) 경로당에서 도우미로 일하던 것도 할 수 없게 됐다. 그 이후로 월세 20만 원씩 고스란히 밀린 상황이다. 주인이 그나마 사정을 봐주고 있지만,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불안감에 하루하루가 가시방석이다. 양변기도 없는 화장실 딸린 단칸방 판잣집마저 없으면 할머니는 갈 곳이 없다.

주민센터를 통해 기초생활수급권자 신청을 해봤지만, 자녀가 있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김 할머니는 아들 셋과 딸 하나를 낳았다. 같이 사는 둘째 아들을 빼곤 소식이 끊긴 지 오래다. 딸은 형편이 하도 어려워 7살 때 친척 집에 양녀로 보냈다. 남편은 막내를 낳고 얼마 되지 않아 세상을 떴다.

같이 사는 아들은 내년이면 환갑이다.공사현장을 전전하다 허리를 다쳐 일손을 놓은 지 한참 됐다. 또 치질이 심해 조금만 무리해서 움직이면 하혈을 한다. 김 할머니는 밥 대신 막걸리를 들이키며 신세 한탄을 하는 아들을 보면 가슴이 답답해져 온다.

“배에 있는 돌을 빼내면 괜찮아진다는데…, 빨리 나아서 경로당에 가서 일이라도 해야지 안 그러면 어떻게 사노….” 할머니 눈에 눈물이 고였다.

생계는 서울 마장동본당 빈첸시오회에서 도와줘 겨우 이어가고 있다. 한 달에 10만 원씩 지원해주고 쌀과 김치, 반찬을 갖다 줘 지금껏 버텨온 것이다. 게다가 빈첸시오회 회장이 동네 병원 의사여서 김 할머니와 아들을 무료로 봐주고 있다. 빈첸시오회와 김 할머니를 연결해 준 이웃 주민 안영자(72) 할머니는 “내가 주변에 어려운 사람들을 많이 봤지만 이 할머니처럼 어려운 분은 못 봤다”면서 “그나마 할머니가 살아 있는 건 성당 사람들이 도와줬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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