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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물 새고 쥐 나오는 곳 벗어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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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댓글 0건 조회 624회 작성일 16-11-04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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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 조직 괴사증 앓는 주을혜씨, 남편에게 버림받고 본당과 이웃들 도움으로 연명


서울 강남구 양재대로에 있는 한 건물 지하 스크린 골프장에 들어서자 악취가 진동했다. 어둡고 컴컴한 옛 골프장에는 비가 새 곰팡이가 폈고, 냄비와 그릇, 약 봉지, 겨울 외투, 골프공 등 살림살이가 곳곳에 널브러져 있었다.
옛 스크린 골프장에는 남편과 아들에게 버림받은 주을혜(스테파니아, 62)씨가 쥐와 함께 살고 있었다.

“저 좀 여기서 벗어나게 해주세요. 며칠 전에는 쥐가 지붕으로 내려와서 바스락거리는 걸 보고 밤잠을 설쳤어요.”

주씨는 괴사증을 앓고 있어 오른쪽 다리에 붕대를 감고 있다. 괴사증은 뼈에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뼈 조직이 죽어가는 병이다.

2002년부터 남편과 함께 이곳에서 스크린 골프장을 운영하던 주씨의 삶이 나락으로 곤두박질친 건 3년 전 남편이 가출하면서다. 2009년부터 다리가 아팠던 주씨는 병원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단순히 벌레에 물린 줄 알았지만 상처가 곪아 터지면서 뼈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주씨는 일곱 차례가 넘게 수술을 받았고, 남편은 아내의 치료비에 불만을 터뜨리며 집을 나가 살림을 차렸다.

당시 골프장 회원이 급격히 줄었고, 남편은 밤마다 가락시장에서 생선 차를 운송하는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잇던 터였다. 남편이 나가면서 스크린 골프장도 문을 닫았다.

전기세와 수도세가 다섯 달 넘게 밀려 있는 데다가, 식사도 하루 한 끼 이웃 식당에서 얻어먹는 게 전부다. 속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골프장을 처분하지 않고 왜 땅값 비싼 강남에서 그렇게 사느냐고 묻는다. 그러나 아들 명의로 되어 있는 골프장은 7명이 지분을 나눠 가진 데다가, 이미 갚지 못한 5000만 원의 빚이 있다. 골프장은 팔리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팔아봐야 빚 갚을 돈도 안 나오는 상황이다. 어차피 오갈 곳이 없어 몸 누일 곳이라도 있는 게 감지덕지한 처지다. 2년 전 결혼한 아들은 전화해도 받지를 않는다.

주씨는 “다리만 아프지 않으면 식당일이라도 해서 생활비를 벌어보겠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답답할 뿐”이라고 했다. 한 달에 30만 원 정도의 의료용품비는 일원동본당에서 도와주고 있다.

일원동본당 빈첸시오회 김준옥(스테파노) 회장은 “처음 대상자 의뢰가 들어왔을 때 회원들끼리 ‘우리가 왜 개인 사업 하다 망한 사람까지 도와줘야 하느냐’는 논란이 있었는데 직접 찾아와 보고선 경악을 금치 못했다”면서 “인간으로서 이렇게 살 순 없다”고 한탄했다.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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