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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피어나는곳에] 폐암 딸 먼저 보내고 남편은 입원중… 냉방에서 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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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댓글 0건 조회 192회 작성일 23-01-25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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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피어나는곳에] 폐암 딸 먼저 보내고 남편은 입원중… 냉방에서 홀로

병든 딸 살리려 최선 가세도 기울어, 남편은 뇌경색 치매로 요양병원 입원, 월세 내기도 빠듯해 난방은 언감생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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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년 넘게 지하 단칸방살이를 하고 있는 김옥선 실비아씨. 

김옥선 실비아 자매. 올해로 만 81세이다.
 

그녀는 20년 넘게 볕 한 줌 안 드는 지하 단칸방에 살고 있다. 허드레 물품을 넣어두기 딱 좋을 만한 창 하나 없는 창고 같은 집이다. 남편 엄씨가 부도를 내면서 쫓기듯 단칸방살이를 시작했는데 이젠 생전에 볕 드는 집에서 살 일이 없을 것 같다고 실비아 자매는 한숨을 지었다.
 

김씨는 150㎝ 정도 되어 보이는 자그마한 키에 30여㎏의 왜소한 체구이다. 오른손에는 보호장구를 하고 있다. 뇌경색으로 몸을 가누지 못하는 남편을 간호하다 몇 달 전 넘어져 팔이 으스러졌다고 한다. 수술했지만 골다공이 심해 좀처럼 차도가 없다고 했다.
 

김씨는 뇌경색으로 쓰러져 꼼짝 못 하는 남편을 만 5년 동안 지하 단칸방에서 혼자 돌봐왔다. 함께 살던 딸이 2018년 폐암으로 먼저 세상을 뜨자 남편 엄씨가 그 충격으로 쓰러진 후 더는 일어나지 못했다.
 

없는 살림이지만 김씨 부부는 딸을 살리기 위해 희생을 마다치 않았다. 딸 치료비와 약값을 마련하기 위해 무엇이든지 했다. 주변에서 해줄 수 있는 모든 걸 딸에게 쏟아부었다고 말할 만큼 김씨 부부는 병든 딸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딸의 병이 깊어갈수록 살림은 더 쪼들려서, 새벽 6시에 일감을 구하기 위해 거리에 나갔던 부부는 점점 더 깊은 새벽에 일어냐야 했고, 점점 더 어둡고 열악한 지하 방으로 이사해야 했다.
 

“잘사는 부모를 만나 좋은 집에서 살았다면 딸이 폐암에 걸려 먼저 가지 않았을 겁니다. 다 제 탓이고 못난 부모 잘못인 것 같아 딸에게 정말 미안해요!”
 
 

딸의 죽음과 함께 쓰러진 남편은 말문을 닫았다. 김씨는 지하 단칸방에서 온종일 돌보아오던 남편을 지난 12월 중순 요양원에 입원시켰다. 뇌경색 후유증인지 남편의 치매가 심해져 도저히 혼자 감당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서울 응암동본당 빈체시오회와 지역 주민센터의 도움으로 남편을 요양원에 입원시키기는 했지만, 김씨는 걱정이 태산이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지원금을 받아도 매달 월세 30만 원을 내기도 빠듯하다. 한겨울에도 보일러를 켜는 것은 언감생심이고 쌀값이 올라 옥수수 강냉이로 끼니를 때운다.  
 

“아이고 힘들어요. 죽지 못해 살아요”라고 쓴웃음을 짓는 그는 남편이 없어 요즘에 홀로 온종일 집에서 묵주기도만 하고 있다고 했다.
 

김씨는 “이 나이에 무슨 욕심이 있겠냐”며 “남편과 함께 볕 좋은 곳에서 돈 걱정 없이 단 하루라도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



후견인: 이백옥(마크라) 서울대교구 응암동본당 빈첸시오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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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백옥 회장
 

딸이 세상을 달리했고, 남편까지 입원 중이며, 당사자 또한 골절로 병원 치료를 병행해야 하는데 경제적 어려움으로 치료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옥선 실비아 자매에게 도움이 절실합니다.



가톨릭평화신문 2023.01.22 발행 [1696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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