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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첸시오 전교회 총장님이 사순절 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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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테레사 댓글 0건 조회 2,301회 작성일 15-03-06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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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회 로마 총원


2015년 사순:  화해, 평화 그리고 겸허의 길을 걷기



2015년 2월18일 로마, 재의수요일



 사랑하는 빈첸시안 형제, 자매 그리고 가족 여러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 마음 안에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사순 시기는 신앙의 신비를 묵상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때 입니다. 우리는 예수께서 가셨던 예루살렘의 여정에 초대되어 그분과 함께 갈보리로 가며, 그분께서 묻히신 무덤가에 고요히 앉아 기다리고, 마침내 그분께서 우리와 함께 나누시는 부활의 영광을 알게 됩니다. 재의수요일 복음에서는 이 은혜로운 시기가 안겨 주는 풍요로운 외적 상징 이면에 사순 시기가 내적 여정이라는 사실 또한 우리에게 상기시켜 주고 있습니다: “너는 기도할 때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은 다음,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마태 6:6)



이번 사순 시기 묵상 주제를 저는 화해, 평화 그리고 겸손에 초점을 맞추었는데 이는 한국, 일본 나가사키, 아프리카의 모리타니아와 튀니지에 있는 사랑의 딸 회 수녀님들을 사목방문 한 후 얻은 여러 영감에서 비롯 된 것입니다. 사순 시기는 우리가 이 세상과 삶 안에서 경험하는 여러 근심, 긴장, 고뇌 그리고 고통 가운데 화해, 평화 그리고 겸손을 통해서 다다를 수 있는 위로의 향연을 우리가 맛볼 수 있도록 영혼의 ‘내적 궁방’에 들어가는 여러 기회를 우리에게 제공해 줍니다.



 



화해



제가 한국 사랑의 딸 회를 방문했을 때 저는 수녀님들과 함께 남한과 북한 접경 지에 있는 ‘평화공원’을 찾았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정부와 시민들이 서로 협력하여 세운 공원인데 한국 국민들은 같은 역사, 언어, 문화를 나눈 한 민족 그러나 두 개의 서로 다른 나라로 살고 있는 한반도의 상황을 숙고하고 남한과 북한의 화해를 위해 기도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고 합니다. 수녀님들과 함께 저는 이 공원을 거닐며 묵상하고 기도하면서 마치 순례를 하듯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는 이러한 체험을 사순 시기와 연결시킬 수 있었고 우리가 하느님의 사랑 받는 자녀임을 기억하면서 내적 화해로부터 시작하여 우리 삶 안에 평화를 도모하라는 사순 시기의 초대를 제게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우리 자신의 내적 화해가 이루어 진 후에야 우리는 우리가 속해 있는 가족, 이웃, 수도 공동체, 사도직, 일 안에서 이 화해의 몸짓을 뻗어 낼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할 때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형제 자매로서 우리의 유대를 강화할 수 있습니다.



이 화해의 정신이 우리 삶 가운데 침투하도록 허락할 때 우리는 사순 시기에 등장하는 성경의 탕자의 비유 또한 명확히 이해하고 이를 체험하게 됩니다. 즉 죽었던 우리는 “다시 살아 나고”, 우리와 함께 “축제를 벌이고 기뻐하시고자 하는” 하느님 아버지께서 잃었던 우리를 “다시 찾게” 되십니다. (루카 15:32)  사회 모든 계층 사이에 화해와 평화를 도모하는 데 자신의 삶을 바친 성 빈첸시오 드 폴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평화를 추구하고 이를 이루고자 애쓰십시오.” (1633년 9월16일자 서한 150)



이번 사순 시기에는 국가 (예를 들면 남한과 북한), 지역, 우리 가족과 공동체 내의 화해를 위해 기도함으로써 우리의 삶과 행동을 통해 그리스도의 사랑을 비추는 거울이 되도록 합시다. 오직 예수를 통해서만 우리는 교회와 사회에 지속적인 효과를 초래하는 참된 화해와 평화를 이룩할 수 있습니다. 



 



평화



화해의 결실은 평화입니다. 저는 한국에 이어 두 번째 순례지였던 일본 고베를 방문해서 빈첸시안 수사님들과 사랑의 딸 회 수녀님들을 만났습니다. 우리는 함께 일본에서 가장 많은 가톨릭 신자들이 살고 있는 나가사키를 찾았습니다. 역사를 통해서 알고 있듯이 나가사키는 1945년 8월9일 원자폭탄이 투하된 곳입니다. 이 끔찍한 재앙 이후 일본 정부와 선한 의지를 가진 여러 사람들이 힘을 모아 이러한 비극 가운데에서도 평화를 도모할 수 있는 가시적인 방법을 모색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설립된 것이 “평화 공원”인데 우리는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이 공원에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기증한 평화의 상징물이 전시돼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 제 눈길을 끌었던 것은 한 팔을 밖으로 뻗고 다른 한 팔은 하늘을 향해 치켜 올리고 있는 한 남성의 조각상이었습니다. 이는 평화를 갈망하면서 외치고 있는 몸짓을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그 조각상의 한 쪽 발은 땅을 딛고 다른 한 쪽 발은 무릎 위에 놓여 있었는데 이는 평화를 추구할 때 수반되는 어떤 관조하는 태도(무릎 위에 놓인 발)와 행동(땅을 딛고 있는 발)을 상징하고 있었습니다. 앞으로 뻗은 손은 모든 사람에게 중재자가 되기를 촉구하는 몸짓, 그리고 위로 뻗은 손은 참된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하늘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상징입니다.



화해의 뿌리는 평화이고 우리 각자는 이를 필요로 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바로 우리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우리 자신 안에서 이 모든 것이 이루어 지고 난 후에라야 우리는 가족, 수도 공동체, 이웃, 일, 사도직 그리고 우리가 관계를 맺는 다른 모든 단체 안에서 진정한 화해를 뿌리 내릴 수 있습니다. 빈첸시안 가족으로서 우리는 가능한 모든 방법을 통해 평화를 도모하고 증진시키도록 애를 써야 할 것 입니다. 성 빈첸시오는 말합니다. “사랑은 우리에게 평화가 없는 곳에 평화를 심도록 노력하라고 요구합니다.” (1656년 4월 23일자 서한 2054)



이번 사순 시기는 평화를 위해 기도하는 가장 좋은 때입니다. 왜냐하면 지금 우리는 끊임없는 전쟁, 테러 그리고 폭력의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이지요. 화해를 향한 몸짓, 그리고 그 결실인 평화……이는 겸허를 실천할 때 비로소 가능합니다. 저는 이를 아프리카 모리타니아와 튀니지에 있는 사랑의 딸 회 수녀님들을 방문했을 때 강력하게 체험했습니다.



 



겸손



모리타니아와 튀니지에서 가난한 이들을 위한 봉사를 하기 위해 수녀님들은 참으로 겸손하게 일을 해야 합니다. 모리타니아는 인구 전체가 100% 회교도인데 이곳에서 수녀님들은 정부에 신분을 숨기고 있는 그리스도교 종교 공동체들과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나라에서 수녀님들은 개인으로서나 공동체로서 지극한 겸손의 태도를 가지고 일하고 있는데 왜냐하면 가난한 이들에게 봉사하기 위해 사회 서비스 단체에 소속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 어떤 책임도 맡을 수 없고 오직 수녀님들은 자신들을 지시하는 사람들의 명령에 따라 일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한 환경에서 살고 일을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삶의 처지와 화해하고 내적 평화를 갖는 태도가 요구 됩니다. 특히 자신을 온전히 비워내야 하는 참된 겸손인 ‘비움(캐노시스)”이 필요합니다. 또 자신의 신분이나 정체성을 드러내지 못하고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교회에 공적으로 증거하거나 우리 빈첸시안 은사를 드러낼 수 없는 상황은 그야말로 도전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겸손의 덕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내적으로 탄탄한 기도생활과 공동체 안에서의 상호 지지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무엇인가를 통제하거나 인정을 추구하려는 인간의 본성을 포기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북아프리카 관구 사랑의 딸 회 수녀님들의 현존은 고요하지만 아주 강력한 겸손의 증거입니다. 그분들을 통해 가난한 이들을 위한 봉사 특히 소외된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우리 은사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바로 존엄성을 무시 당한 채 살아가는 하느님의 가난한 이들이자 성 빈첸시오의 가난한 이들입니다.



여러 많은 사랑의 딸 회 수녀님들과 빈첸시오 가족 회원들이 세계에서 이와 유사한 상황 안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겸손하고 감춰진 봉사를 통해 증거의 삶을 살아감으로써 이분들은 가난한 이들과 일치를 이루고 있습니다. 성 빈첸시오는 말합니다. “겸손은 우리 자신을 온전히 하느님 앞에 비우는 것이며 우리 마음에 하느님을 모시기 위해 자신을 극복하는 것이다. 또 겸손은 다른 이들의 존경과 칭찬을 바라지 않으며 끊임 없이 허영의 충동과 맞서 싸우는 것이다……겸손은 우리 자신을 비워 냄으로써 오직 하느님만이 드러나고 그분에게 모든 영광을 돌리는 것이다.” (1659년 8월22일자 서한 211)



제 자신의 체험에 비추어 볼 때 화해를 도모하고 우리 마음 안에 평화를 그 결실로 얻기 위해서 우리는 겸손의 덕을 갖추고 이를 실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를 위해서 우리 자신을 하느님 앞에 솔직하게 드러내고 투명하게 바라보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이렇게 할 때 우리는 성 바오로가 말씀하시는 “비움”에 이를 수 있습니다. 우리의 모범은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분께서는“하느님의 모습을 지니셨지만 하느님과 같음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으시고 오히려 당신 자신을 비우시어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들과 감이 되셨습니다. 이렇게 여느 사람처럼 나타나 당신 자신을 낮추시어 죽음에 이르기까지,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필리피 2:6-7) 그리스도인으로서 생활 하는 가운 데 ‘자신을 비우는’ 겸허의 체험은 개인적인 차원의 노력일 뿐만 아니라 교회라고 하는 우리 정체성의 측면에서도 핵심 부분을 차지 합니다. 사순 시기는 우리 개개인의 마음의 회개와 공동체적인 회개를 촉구합니다.



 



자비로운 마음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마음을 굳게 가지십시오” (야고보 5:8)라는 제목의 2015년 사순 시기 서한에서 우리가 하려는 묵상과 딱 들어맞는 주제를 언급하고 계십니다. 우리가 겸손, 평화, 화해를 실천할 때 비로소 우리는 우리 마음을 굳게 가질 수 있고 그리스도의 자비와 사랑 안에 확고히 머물 수 있습니다. 사순 시기는 바로 기도, 성경 묵상, 매일 미사 그리고 가난한 이들을 위한 봉사라는 빈첸시안 은사를 살아 감으로써 내적 쇄신을 추구하는 때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굳센 마음이 필요합니다. 교황 성하의 말씀에 잠시 귀 기울여 봅시다:



“자비로운 마음은 나약한 마음을 의미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자애로운 사람이 되려면 자기 성질을 죽일 수 있는 굳세고 확고한 마음 그러나 하느님께는 온전히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즉 성령께서 우리를 차지하시게 내어 드리는 마음, 이로써 우리 형제 자매들을 인도하는 그 길에 사랑을 안겨 주는 마음 말입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가난한 마음 다시 말해서 우리 자신의 궁핍함을 깨닫고 다른 이들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내어 주는 마음 말이지요. 형제 자매들이여, 이 사순 시기에 “우리 마음을 굳게 해 주시기를” 주님께 청합시다. (2015년 교황 프란치스코 사순 시기 서한 3쪽)



우리 모두 이번 사순 시기를 통해 “겸손하고 회개하는 마음” (시편 51:19)으로 화해와 평화의 길을 걸어감으로써 그리스도의 사랑과 빈첸시안 은사 안에서 성장하도록 합시다.



 



성 빈첸시오 안에서 여러분의 형제인



G. Gregory Gay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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