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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말씀-오늘의 묵상

용서, 사랑의 지렛대를(2020.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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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댓글 0건 조회 209회 작성일 20-09-10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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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은 용서의 날입니다.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다."

       요한 20, 22-23


  숲속에서 많은 일들이 벌어집니다. 지난 태풍의 비바람에 나무 줄기나 가지들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나무도 자기가 스스로 견디고 유지할 수 있을 만큼 유지합니다. 바람이 불거나, 지탱에 힘이 버거우면 스스로 떨어뜨립니다. 나무 몸통이 꺾이는 것보다, 가지를 떨어뜨림으로서 생명을 유지합니다.

 

  나뭇가지가 떨어져서 작은 상수리나무를 덮쳤습니다. 상수리 나무가 매우 버거워 보입니다. 그래서 떨어져서 덮친 나무를들어다가 가지가 늘어져있는 작은 나무를 받쳐주었습니다. 작은 나무의 줄기와 가지를 세워주었습니다. 떨어진 나무는 썪게 마련이지만, 다른 나무의 지지대, 지렛대 역할을 할 수 가 있습니다.

  생각하면, 떨어진 나무가 그대로 썪게 하는 것보다, 다른 나무를 건강하게 하거나, 살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사람이 생각을 하고, 바르게 사고하면 더 좋은 일과 그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세상을 살다보면, 어쩔수 없이 그렇게, 그런 환경 조건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있습니다. 환경과 조건을 바꿀 수 없는 여건도 힘도 그 권리도 없는 이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외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왜 저들은 저러지?"

"왜 저렇게 살지"

"아무리 도와주어도 소용이 없어"

"그럴바에야 왜 사는거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삶과 인생의 깊이를 바라보면, 내 판단이나 평가가 맞을 수 있지만, 내 판단이 잘못되거나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불편부당한 부모에게서 태어나 입양원 보육원 등 돌봄 기관을 전전하다가 18살이 되어서 사회에 나와서, 던져지듯 살 수 밖에 없는 이들이 있습니다. 부부의 이혼과 결손 등을 통해서 아무 잘못도 없이 돌봄과 사랑을 받지 못하고, 인생과 사회의 정상적인 돌봄과 교육을 받지 못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이 친구들이 성장해서 잘 되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는 제대로 돌봄과 보호와 인도를 받지 못함으로 인하여, 어렵고 고통스러우며 소외된, 그런 삶을 살아갑니다.

  나이가 들어서 직업도 없고, 질병이 깊어져서 갈 곳도 없어서, 수용소에서 살아가기도 합니다.

"아, 이 형제들은 무슨 잘못이 있단 말인가?

그들이 무슨 죄를 지었단 말인가?

그들이 자라고 성장할 때, 사랑도 돌봄도 인도도 받지 못했는 데, 어떻게 그들을 탓하기만 하는가?'


우리가 그 형제들을 탓하고 판단하고 결정짓기 전에 먼저 나의 마음의 격함과 받아들이지 못한 돌과 같이 굳고, 쇠처럼 찬 나의 마음, 나의 인색함과 이기심, 피해의식과 사랑 결손을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먼저 하느님께 이렇게 기도합니다.

  "주님, 제게 평화의 마음을 주소서!

  주님, 제게, 저의 부끄러운 마음과 인색함을 깨닫게 하소서!

  주님, 저의 허물과 죄를 보게 하소서!

  주님, 제게 측은한 마음과 불쌍한 마음을 주소서! 

  주님, 저의 자비와 사랑의 마음을 키우소서! "

 

 용서는 나의 사랑의 지렛대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내게 있는 털끝만큼 있는 사랑을 재 발견하는 것입니다. 좁쌀보다 더 작은 사랑의 숨결을 찾으십시오. 깨알보다 더 미소한 나의 사랑의 원천을 찾으십시오.

 용서는 무엇보다도, 내게서 사랑의 원천을 찾는 데서 부터 시작합니다.


  누구를 용서하다기 보다, 과연 나는 용서를 하고 있었나? 용서한 적이 있었나? 나를 점검하는 시간과 자리도 필요합니다.

  그렇습니다. 용서는 내안의 사랑의 작은 씨앗을 찾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내가 그 사랑의 지렛대로 용서의 마음을 갖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목요일은 용서의 날입니다.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다."

       요한 20, 22-23


나의 사랑의 빛을 알아채십시오. 깨알같은 사랑의 씨를 발견하십시오. 그 사랑의 길을 비추어보고, 넓혀 보십시오. 그리고 용서하십시오. 용서는 사랑의 알갱이를 깨닫는 데서 부터 시작합니다.

 

이재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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