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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말씀-오늘의 묵상

용서, 선을 규명하며(2020.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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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댓글 0건 조회 222회 작성일 20-07-23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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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은 용서의 날입니다.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다."

    요한 14,6


용서는 선을 규명해 나가는 과정입니다. 선을 규명하면서 부담도 되고, 떨리기도 하고 두렵기도 합니다. 그것은 사람의 성격이기도, 무지이기도 정의롭지 못함, 그리고 인간적인 약함일 수 있습니다.

  

  고전 백학당시문집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사천의 변방에 두 스님이 살았습니다. 어느 날 가난한 스님이 부유한 스님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남해를 여행하려는 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러자 부유한 스님이 말했습니다. "나도 배를 한 척 사서 남해를 여행하려고 수년 동안이나 계획했는 데  아직 실행하지 못했네. 자네는 무얼 믿고 가려고 하려는가?"

  가난한 스님이 대답하였다. "나는 물병 하나와 밥 그릇 하나면 족하네."

  이듬해가 되어 가난한 스님이 남해 여행에서 돌아오니..

  이를 본 부유한 스님은 크게 부끄러워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사람에게는 약함이 있습니다. 그 약함에 갇힐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용기를 내지 못하고 결정을 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먼저 두려워하고 부담감 갖고, 더 나아가지 못합니다.

  그것이 일생 그의 습관이 되고 성품이 될 수 있습니다.

  참됨, 선함, 올바름을 선택하고 실행할 때도 주저주저하고 두려워하고 겁을 먹습니다. 어떤 경우는 그것을 생각하는 순간 도망가고 피신해 버리고 맙니다. 그것이 주님의 뜻이고 주님께서 원하신다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그는 자기의 미약한 습성으로 돌아가 버리고 맙니다.

 

  어떤 경우는 선을 가장한 악에 기웃거리기도, 그것이 악한 행위를 알면서도 인간적인 이익 때문에 그것을 따라갑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여기고 습관처럼, 행동합니다.

 

  용서는 선을 규명해 나가는 과정입니다. 선을 규명할 때, 부담이 되고 거북하고 힘이 들 수 있습니다. 두렵고 떨리고 공포심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선을 규명하고 참을 따라 가는 것은 나와 너, 우리와 모두를 살리는 것이고 생명을 불어넣고 넘치게 하는 일입니다.

 

  인간은 어떤 버겁거나 부담스럽거나, 해보지 않거나, 그 길을 걸어보지 않은 곳을 걸어갈 때 그런 부담감과 버거움과 두려움을 갖습니다. 실상 그것을 넘고 극복하고 가야하는 데도 말입니다. 주님은 그것을 실행하라고 하는 데도 주저주저하고 도망가 버립니다. 인간에게 비겁함과 부끄러운 습성이 있습니다.

 

  용서는 선을 규명해 나가는 과정입니다. 하나하나 규명하며 선을 이루는 일입니다. 그렇게 하여 참됨을 만나고, 의로움으로 모두들 가게하는 것. 그래서 모두가 잘 되고 아름다우며 생명을 이루도록 하는 일입니다.

  오늘도 선을 따라 가며, 그것을 규명해 가며, 그것이 완성되어 나가도록 합니다. 그것이 용서의 과정입니다.


목요일 용서의 날. 선함. 진리, 거룩함을 규명해 나갑니다. 그것이 용서의 길입니다.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다."

    요한 14,6


주님의 길을 따르는 제자는 선의 길로 나가고, 그것을 규명하는 데, 부끄러운 자기 습성에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그 부끄런 심성을 넘어서 선의 아름다움과 축복을 위해서 용기있게 규명하며, 그 선을 향해서 하나하나 발걸음을 뗍니다.

 

이재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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