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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말씀-오늘의 묵상

용서, 흐름에서(2023.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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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댓글 0건 조회 19회 작성일 23-09-21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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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은 용서의 날입니다.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다."

   요한 20,22-23

 

  산 위의 실개울에서 개울, 시내와 더 큰 시내 그리고 강으로 마침내는 바다에 이르게 됩니다. 흐름에서 정화 되고 

생명이 되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냅니다.

 

  흐름, 흘러가는 것. 생명의 순환입니다. 시내에서 깨끗한 것도 맑은 것도, 혼탁한 것도 그리고 더러운 것도 

흘러갑니다. 흘러가면 바다에 도달합니다. 바다는 모든 것을 품고 모든 것을 이루어 냅니다. 

  우리도 어제도 흐르고 오늘도 흐르고 그리고 내일도 흐를 것입니다. 좋은 것이든 싫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선한 

것이든, 설령 죽음의 무게가 있는 것도 흘러가게 됩니다. 

 

  흘러가는 것. 그것이 아쉬움이어도 결국 흘러가야 생명의 충만함이 있습니다. 우리는 흘러가는 동안 만나는 바닥과 

언덕과 새와 동식물과 모든 과정과 교제합니다. 그 교제에서 모두에게 생명을 그 풍성함을 풍요로움을 주고 받습니다. 

흐름에서 그렇게 됩니다.

  흘러가지만 흐름은 건너뛰는 것은 없습니다. 흘러가서 더 이상 보지도 만나지도 못하지만, 흘러가는 순간 흘러가는

만남을 갖고 그 만남에서 생명과 그 풍요를 주는 것입니다.

 

  우리의 만남과 교제, 일과 사건 등 그것도 흘러가는 가운데 만나는 특별함입니다. 스쳐지나가고 소리없이 지나가더

라도 모두가 교제하고 역사를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그 흐름에서 존재하였고 그 흐름에서 우리가 있습니다. 우연이란

없고 모두가 필연이었습니다.

  어떤 이가 내게 불편함을 주고 무뢰하게 대했습니다. 그가 내게 부담을 주고 상처를 주었습니다. 이때 겉으로는 

표현을 하지 않았다하더라도, 내 마음, 내 영은 곤난하고 힘이 듭니다. 이렇게 해서 미움도 분노도 어떤 경우는 

증오심도 가질 수 있습니다.

 

  내가 이런 일을 겪을 때, 그것을 그대로 머물게 둘 수 없습니다. 그것을 흘려 보내야 합니다. 그것을 놓아야 합니다. 

그 더러움과 추함과 오물을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더 가지고 있다가는 그 오염 물질이 내게 크게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흘려버리고 멀리 보내 버려야 합니다. 단호히 흘려버리고 벗어버려야 합니다. 

그래야 내가 살 수 있고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

 

  선함과 참됨 그리고 아름다움은 흘려 보낼 때 만날 수 있고, 그래야 계속 흘러들어올 수 있습니다.  깨끗했던 물도 

시간이 지나면 혼탁해지고 오염수가 될 수 있습니다. 깨끗한 물도 흘려 보내야 합니다. 그래야 더 혼탁한 곳에 

들어가 그 혼탁함을 맑게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이의 그릇됨과 오만함과 불의함을 보고서 나의 선함과 참됨과 아름다움의 그 깨끗함을 흘려 보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단 한 번만이 아니라, 할 수 있는 한 끊이지 않도록 합니다. 그렇게 해서 그 그릇됨과 오만함과 

불의함이 끝내는 벗겨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용서한다는 것은 그 더러움을 내가 소지 하지 않는다는 것이요, 그 오염된 불의함을 흘려 보내는 것입니다. 

그에 대한 원망과 분노가 있다하더라도, 그것마저도 흘려 보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의 과오와 불의함과 의롭지 

않은 것을 내가 소지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니 그것을 흘려 보내고, 기꺼이 멀리 보내 버립니다.

 

  용서는 항구하게 선과 진리의 길을 가는 사는 것입니다. 비록 내가 피해자라 하더라도 그 선과 진리와 정의의 길을

중단하지 않습니다. 물이 바다에 도달하듯, 끝내는 나의 선함과 참됨이 온 바다를 차지할 것입니다.

 

목요일은 용서의 날입니다. 용서는 흘려 보냄으로서 끝을 이룹니다. 그 완성으로 나가갑니다.



  이재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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