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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말씀-오늘의 묵상

용서, 떨쳐 버림(2020.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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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댓글 0건 조회 81회 작성일 20-11-19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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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은 용서의 날입니다.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다."    

   요한 20,22-23


  금수. 새들이나 동물의 세계에서 생존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줄행랑을 치던가 도망가는 것이고, 또 하나는 여럿이 힘을 합쳐 상대에게 대항하는 것입니다.

  까치보다 상대적으로 큰 새인 까마귀를 쫓아가고, 쫓아내는 데 여러 마리의 까치들이 까마귀 주위에서 날면서 소리를 함께 내고  귀찮게 합니다. 그러면 까마귀가 다른 곳으로 날아갑니다. 물론 까마귀도 다른 새가 새끼 둥지 가까이 오면 얼씬도 못하게 합니다.

 

  상대로 부터 상처받을 때가 있습니다. 심한 부담과 함께 고통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막막함과 절망감과 함께 울화가 될 때가 있습니다. 그가 잘못이거나 그릇되었는 데,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다고 느낄 때, 더욱 그렇습니다.

 

  반대로 한편 그에게 상처나 고통을 주었음을 알 때도 답답함과 괴로움이 있습니다. 그에게 아픔과 슬픔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만일 내가 그에게 아픔이나 슬픔을 주었다면, 즉시, 아니면 자리가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용서를 청하여야 합니다. 그래야 나 스스로 그에게 잘못하고 그릇되게 한것에 대한 나의 영적 상처가 치유가 되고 회복이 됩니다. 

 

  그러나 그의 불의와 악행을 내가 상처를 받은 경우라면, 한편 그는 지위나 힘이 있고, 권력을 행사하는 사람이라면 그 답답함이나 괴로움, 사면초가의 울화감이 차 있게 됩니다. 바른 말과 공정의 말을 해도, 그가 받아들이지 않거나 받아들일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상대적으로 약자인 나는 매우 고통스러운 것입니다. 심한 좌절과 절망감을 갖게 됩니다.

 

  금수 같은 경우는 강한 상대로부터 줄행랑을 치거나, 아니면 자기 동료들과 함께 합해서 강한 상대를 쫓아내는 방식으로 생존하지만, 사람인 경우 이런 방식이 가능할 수도, 아니면 인간적인 약함 때문에 그렇게도 하지 못할 때가 있는 것입니다.

 

  어쨓든 그가 강한 상대라 하더라도 그를 만나야 합니다. 그를 만날 기도를 하고, 선과 진리와 정의의 주님의 은총에 힘입어 힘과 용기를 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주님께서 성령을 보내주시고, 모든 것을 선으로 작용하여 잘 이루게 하시기 때문에 성령께 의탁하고 성령의 힘과 능력에 힘입어 그와 대화하고, 선과 진리, 온유와 사랑과 평화의 정신으로 만나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자유와 평화를 회복해야 합니다.

 

  또 한가지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를 만나거나 대면하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그의 허물과 그릇됨과 악행으로 인한 상처와 아픔, 그것이 울화로 나타나거나 치밀때가 있기 때문에 그것을 우선 나를 살리고, 일으켜 세우고 나를 존중하고사랑하도록 하기 위해서 그에 대한 생각과 상상 상면을 떨쳐버려야 합니다.

 

  그의 그릇됨과 악행에 대해서 마음의 그 앞에서 소리를 질러댈 수 있습니다. 그의 이름을 부르면서 소리내어 그의 악행, 잘못된 행위를 꾸짖을 필요가 있습니다. 비록 비대면의 상황이긴 해도, 나의 솔직한 고통과 아픔과 피해에 대해서 그를 향해서 몸짓을 해서라도 큰소리로 말을 뱉듯이 할 수 있습니다.

 

  왜냐면 하느님은 그도 돌보시지만, 나를 돌보시고 사랑하십니다. 내가 상처받고 고통받고 좌절하고 절망하기를 바라지 않으십니다. 그도 창조하셨지만, 나도 하느님의 얼과 숨결을 받고 태어난 사랑받는 자녀입니다. 

  실상 하느님은 내가 죽기를 바라지 않으시고, 살기를 바라십니다. 내가 평정과 평화를 얻고 행복하기를 바라십니다.

 

 그가 나를 고통으로 몰아넣었다면, 내가 하루빨리 회복되기를 바라시고, 치유되기를 바라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그릇됨과 죄와 악행을 소리내어 꾸짖는 것. 필요합니다. 그래야 내가 회복과 치유의 시간과 자리가 됩니다.

  상대를 꾸짖고 훈계할 줄 알아야 회복과 치유, 그리고 용서로 나갈 수 있습니다. 그런 과정이 없으면 나도 그도 회복되거나 용서가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목요일은 용서의 날입니다.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다."

     요한 20,22-23


  내가 받은 좌절과 절망감, 답답함과 괴로움, 그 울화를 떨쳐버리기 바랍니다.  성령의 힘과 권능으로 가지고 있지말고, 소리쳐 내버리기 바랍니다. 그것이 나를 사랑하며 나를 용서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그런 용기있는 떨쳐버림, 그것이 나를 치유하고 회복합니다.

 

  이재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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