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빈첸시오 바로가기

게시판

신부님 말씀-오늘의 묵상

용서, 그 빛으로(2019.03.28)

페이지 정보

작성자 사무국 댓글 0건 조회 135회 작성일 19-03-28 09:25

본문

목요일은 용서의 날입니다.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다."

         요한 20, 22-23


용서. 상대의 잘못을 용서하지 않는 것보다, 그의 잘못을 용서하는 편이 더 낫다.

용서하지 못하는 이유는 내가 손해를 보았다는 것. 내가 아프고 고통당하고 있다는 것. 스스로의 잘못 때문이 아니라, 상대의 잘못과 가격으로 인한 것. 손해를 본 내가 용서해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상대의 가격으로 내 몸이 아프고 고통스럽다. 상대가 잘못을 했는데도 그는 멀쩡하고, 오히려 떵떵거리기도 하다. 나는 매우 아프고 고통스럽다. 그러니 고통 등 손해의 정도가 이만 저만도 아닌, 온통 내가 고통을 뒤집어 쓰고 있으니 그를 용서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더구나 나의 영예나 존엄성에 손상이 된 것이라면 용서할 수 없는 것이다.

영예와 존엄성이 삶의 존재 이유고 가치이기 때문에 영예과 존엄성이 회복되기 까지는 내가 심적으로 용서한다고 해도, 온전히 용서할 성질이 아닌 것이다.


육체적 고통은 회복이 되면 정상으로 돌아오지만, 나의 영예와 존엄성의 훼손은 그것이 되돌려 지기까지는 상처와 고통으로 남아있어 바로 풀어지는 것이 아니다. 용서의 궁극적인 것은 육체와 심리, 정신의 치유와 함께 영예와 존엄성이 회복되는 것이다.


주님께서 용서하라고 하는 것. 네 가지의 용서의 단계가 있다고 여긴다.

곧, 첫째로 정신적 용서다. 상대가 잘못을 한 경우에 내 생각에서 그에 대한 생각을 떨쳐버리는 것. 흘려버리는 것. 잊어버리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그를 나의의 생각에서 잊고, 멀리하게 될 때, 내가 회복되기 시작한다.

둘째, 마음의 용서다. 심리적인 용서다. 상대의 잘못, 그의 가격은 이미 내 마음에, 감정에 상처를 입혔다. 내 마음에서의 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용서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마음의 용서는 내 마음의 치유에서 이루어진다. 그 때에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마음, 그 감정에서 자유로울 때 용서가 이루어진다.

셋째, 영적인 용서다. 나의 생각과 마음이 그로부터 자유로워질 때 내가 회복된다. 그러나 영적인 용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이다. 곧 잘못한 상대도 잘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먼저 나를 위한 축복을 기도한다. 축복받고 있는 나를 확인하는 것이다. 또한 반대로 나를 가격한 그가 하느님으로 부터 받은 복이 지워지지 않게 기도해 주는 것이다. 영적인 기도는 나를 위한 축복기도와, 그리고 상대를 위한 받은 복의 유지 기도이기 때문에 쉬운 일은 아니다. 

넷째, 영예와 존엄성의 회복의 노력이다.  상대의 죄와 악행으로부터 여러 사람 앞에서 공동체 앞에서 나의 영예와 존엄성이 손상되었을 때는 당장 용서가 불가능하다. 왜냐면 그가 영예롭고 존엄해야 하듯이, 나도 모든 이들 앞에서 영예롭고 존엄해야 한다. 그러므로 그 영예와 존엄성이 공동체 앞에서 회복될 그 때에, 공적으로 화해가 이루어질 때 최종적으로 용서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용서. 풀어감에서, 회복이 되어감에서, 기도하면서, 그리고 영예와 존엄이 회복되면서 이루어지는 하느님의 선물이다. 그래서 성령을 받으라고 하지 않았나?(요한 20,22).

용서는 잘못한 상대가 내게 먼저 와서 용서를 청할 때 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먼저, 스스로 나를 해소하고 풀어가는 가는 것이다. 곧 내 스스로 의지를 갖고, 나를 회복하고 치유되어 가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그것이 먼저다. 상처받고 고통받는 나는 하느님의 사랑받는 자녀고, 하느님 편에서 나는 귀한, 귀염받는 축복의 자녀다. 하느님 편에서 유일한 사랑받는 아드님, 따님이다. 나는 참으로 하느님 앞에 존엄한 자녀다. 하느님의 존귀한 자녀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가 내게 와서 잘못에 대해 용서를 청할 때까지 기다리지 말자. 내가 하느님의 사랑받고 귀염받은 존재답게 하느님과 나와의 관계를 더 돈독히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용서는 내가 먼저 일어서고, 걸어가고, 그 하느님의 복을 되찾는 것이다.


목요일은 용서의 날입니다.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다."

         요한 20, 22-23


용서는 내가 먼저 나를 사랑하고 축복하고 풀어간다. 내가 먼저 자유로워지고 회복되는 것이 먼저다. 그가 내게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청하는 것은 그 다음 문제다. 내가 먼저 주님 안에 평안을 유지하고 회복되는 것이 먼저다.

이재을 신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