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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말씀-오늘의 묵상

용서, 흐름에서(2024.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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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댓글 0건 조회 7회 작성일 24-04-25 09:32

본문

목요일은 용서의 날입니다.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다."

  요한 20,22-23

 

  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받으니, 새들이, 크고 작은 새들,  주위의 냥이들이 와서 물을 마시고 있습니다. 흐르는 물을 

좋아합니다. 흐르는 물은 깨끗하고 살아있기 때문입니다.

 

  메마른 대지, 땅에 비가 오면 적셔집니다. 그곳에서 식물의 싹이 나고 자라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습니다. 물은 

제 아무리 단단하고 딱딱한 자리. 그런 곳에 적시고 또 흐르게 합니다. 흐르기 때문에 깨끗하게 하고 살아있게 하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습니다.

 

  물이 흐르면 식물이 자라고 새와 동물들이, 사람들이 밭을 가꿀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모두를 살게 합니다.

 

  용서, 그것은 흐르는 것을 말합니다. 흘러오고 흘러가는 것입니다. 흐르면 자연히 적시고 차고 오르며 흘러 넘치게 

되어있습니다. 우리들의 모든 관계도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나와 너, 우리와 모두가 서로 단단하고 딱딱해진 것이, 

참된 것을, 적시고 흐르기 바랍니다. 그리고 묶여있고 눌려 있던 것이 풀려지고 내려져서 자유가 있고 해방이 되기를 

바랍니다.

 

  용서를 위해서는 흘러야 합니다. 흘러 들어가야 합니다. 적셔지고 차오르고 넘쳐야합니다. 그런 것으로 나와 너, 

우리와 모두가 함께 서로 흘러 들어가고 함께 마음을 두고 그 마음이 선과 사랑으로 이어지고 넘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흐름을 멈추지 않습니다. 그것이 '용서의 흐름'입니다.

 

  용서는 묶어두거나 닫거나, 누르거나 조이는 것이 아닙니다. 풀고 열고 내려오고 열고 넓혀가는 것입니다. 

그런 열고 풀고 자유를 주어가는 가운데 소생하고 살아나는 것. 그것이 용서입니다.

 

  어제의 묶인 것, 눌린 것, 조인 것 등을 풀고 열기 바랍니다. 그것을 또한 흘려 보내기 바랍니다. 용서는 흘려 보냄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흘려 보내지 않으면 그대로 담겨진 채 더 혼탁해지고 더러워집니다. 용서는 커녕, 죽음을 향해 

가는 것입니다. 용서는 더욱 그 속으로 작게 들어가 적셔지는 것. 그리고 차오르고 넘쳐 나는 것이며, 끝에는 그것이

흘러가는 것입니다.

 

  황량하고 단단하고 물기 마저 없는 곳에 흘러 들어간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황량하고 

단단한 땅에 그 흘러가는 것. 그 흘림의 계속은 모두를 살아있게 생명있게 모두에게 생명의 향연을 이룰 수 있는, 

축복과 찬양이 됩니다. 그러니 물이 되어서 흘러 들어가는 것을 힘들어 하지 않습니다. 기꺼이 흘러 들어가 차오르고 

넘치게 합니다.

   용서는 이렇게 흘러가서 넘쳐 흐르는 것을 말합니다. 

 

  목요일은 용서의 날입니다. 주님 제가 당신의 깨끗한 물이 되게 하소서. 그 물이 이웃에게 흘러가게 하소서. 

우리의 깨끗한 물이 흐르게 하소서.  모두에게 흘러 넘치게 하소서. 그리하여 모두에게 생명이 되게 하소서.



 이재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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