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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말씀-오늘의 묵상

용서, 따스함으로(2020.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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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댓글 0건 조회 34회 작성일 20-02-06 10:19

본문

목요일은 용서의 날입니다.

"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다. "

      요한 20,22-23


이번 겨울은 추위가 없었습니다. 풀들도 그래도 살아있습니다. 개울물도 얼지 않았습니다. 며칠 동안 반짝 추위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벌써 2월, 반짝이는 추위도 기세가 약해질 것입니다.


개울도, 언 연못도 따스함으로 풀어질 것입니다. 언 것은 따스한 봄바람으로 풀어집니다. 꽁꽁 언 관계나, 차디찬 마음으로 묶인 관계가 있습니다. 결코 풀리지 않을 것이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굳거나 꽁꽁 언 마음이 풀리는 것은 어떤 법이나 교훈으로 풀리지 않습니다.


따스한 마음과 대화로 풀립니다. 온유와 자비, 겸손과 비움을 통하여 풀리게 됩니다. 온유하고 자비, 겸손과 비움의 마음을 가진 이는  평화의 심천(深泉)이 있기 때문에 그는 상대와의 관계에서 풀 수 있고, 용서를 실현할 수 있습니다.


상대에게 이렇게 말할수 있습니다.

"왜 저 사람은 저렇지?

저 사람은 변할 수 없는 사람이지.

해가 서쪽에서 뜬다하여도 바뀌지 않은 사람이야!

애시당초 그가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한 내가 잘못이지!"


물론 인간 관계에서 그 사이가 어려워지거나, 또한 그 관계가 끊어질 수 있습니다. 그 관계에서 내가 잘못했다기 보다, 그가 전적으로 잘못하고 죄를 짓고, 악행을 저지를 수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 종교인이고 그리스도인이라고 해서, 용서해야 하는 덕목 때문에 지금 그의 행위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책하거나  또한 죄의식을 느낄 필요가 없습니다. 지금이 꼭 용서의 시기라고 생각할 필요도 없습니다.


내가 용서하지 못하는 것은, 그가 그의 잘못이나 죄나 악행 조차도 바꾸거나 바꾸려고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편 용서하지 못하는 이유는 용서하지 않으려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에게 참됨과 바름, 정의와 공정, 사랑과 자비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내가 용서를 수용하지 않는 것은, 오히려 그 참됨 등 거룩한 덕목들이 손상을 입은 체, 그 후에도 복구되거나 복원될 가능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용서의 정의와 선을 보호하기 위함입니다.


죄와 악행의 용서는 나든, 그든 그리고 우리 모두든 간에 회개, 방향 전환과 죄의 고백과 죄에 대한 보속을 통해서 용서가 됩니다. 이런 구조적인 잘못과 행위는 이런 과정을 거쳐서 용서가 이루어 집니다. 그런 과정을 꼭 밟아야 합니다.


그러나 이런 구조적인 잘못과 죄가 아니라면, 우리는 따스함과 온유함을 가지고 그를 수용하고 풀어가기 시작해야 합니다.

우선 내게 그 따스함을 달라고 주님께 기도합니다. 따스함은 기도를 통해서 주님께서 주십니다. 봄의 따스함은 창조의 질서에서 오듯이, 하느님께 나의 자비없음과 마음의 거칠음을 고백하고, 내게 그 따스함을 달라고 기도합니다.

따스함에서 꽁꽁 언, 결코 풀릴 것 같지 않은 얼음덩이, 그리고 돌과 쇠 같은 것도 녹일 수 있습니다. 그 따스함은 주님께서, 성령께서 주시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딱딱하고 굳고 차갑지만, 하느님의 마음은 따스하고 온유하며, 더 나아가서는 용광로와 같은 뜨거운 군불이 있습니다.

따스함과 온유함으로 행하는 나의 마음은 내가 손해보고, 내어주는 것 처럼 보이지만, 내가 큰 소득을 얻고 내가 모든 것을 얻는 것이기도 합니다.


내가 먼저 내어주고 베풀고 나누는 따스한 용서의 마음은 그를 풀어주는 것도 되지만, 무엇보다도 먼저 나를 푸는 것이고, 나를 살리는, 곧 내게 생명을 부여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따스함의 용서의 마음을 그렇게 소중한 것입니다.


목요일은 용서의 날입니다. 먼저 따스함과 온화함으로 풀어가기 바랍니다. 기도하기를 바랍니다. 용기를 주시도록 기도합니다.

"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다. "

      요한 20,22-23


따스함으로 마음을 열길 바랍니다. 온화함으로 다가가기 바랍니다. 먼저 따스함과 온화함을 주시기를 기도하기 바랍니다. 주님께서는 그 마음을 주시고, 풀어주시며, 함께 풀게 해 주실 것입니다.


이재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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